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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전문대학생 수기 공모전, 간호학과 김건희 졸업생 대상 수상
- 번호
- 67780
- 작성자
- 간호학과
- 등록일
- 2023-12-29
- 조회수
- 806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주최한 “2023년 전문대학생 수기공모전”에서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 졸업생인 김건희(21년 졸업)씨가 올해의 대상을 수상을 하였다.
전문대학생 수기 공모전은 한국교육협의회 주관으로 수험생들이 전문대학을 선택한 이유, 전문대학이 나에게 끼친 영향과 학교생활, 대학 졸업 후 전문직업인으로 거듭난 이야기 등을 알리기 위해 시행되며 전국 전문대학의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다수가 참여하는 공모전이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건희 졸업생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상과 상금 100만원을 수여받게 되었다. 김건희씨는 ‘미국간호사, 꿈을 위해 날다’라는 주제로 간호사라는 꿈을 향한 진로 선택과 우리 대학 간호학과 재학 기간 동안의 노력 및 졸업 이후 미국간호사 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에 진솔한 문체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현재 김건희 졸업생은 부산대학교 본원 외상센터 집중치료실(TICU)에서 임상경력을 쌓고, 2022년 미국간호사시험(NCLEX-RN) 합격 이후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 주의 보스톤에 위치한 Marian Manor 병원과 계약을 한 상태로 꿈을 위해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수기 공모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간호사, 꿈을 위해‘날다’ (울산에서 보스턴까지)
나는 학창 시절 그저 꿈만 꾸는 몽상가였다. 하지만, 전문대학을 입학하고 꿈이 명확해지면서 꿈을 이루어 나가는 활동가가 되었다.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이것은 최태성씨의 <역사의 쓸모>라는 책에서 발췌된 내용이다. 그 속에는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했을 뿐,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수기에서 나는 어떻게 나의 동사를 찾게 되었는지, 무엇이 나의 꿈을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는지, 그리고 결국 어떻게 미국 간호사가 되어 세계로 진출할 기회를 얻게 되었는지 말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사형의 꿈은 내가 원했던 모든 명사들을 안겨주었다.
고등학교 시절, 입시를 앞두고 나는 많은 명사들을 나의 꿈으로 설정했었다. 나의 꿈은 돈, 명예, 직업 그런 것들로 집중되어 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면, 또래보다 평균 이상의 임금을 받고 싶었고, 나아가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면 좋을까? 고민할 때면… 번역가, 신학자, 경영자, 정치가, 미용사 등 다양한 관심분야가 떠올랐다. 어떤 학교와 전공으로 진학해야 할까? 끊임없이 고민했지만… 끝내,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때는 서울에 모 대학교에 영어논술시험을 보러 가는 날이었다. 나는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서울역에서 환승하려던 순간, 한 할아버지가 나에게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하는 길을 물었다. 나는 곧 시험을 앞두고 있고, 울산에서 올라오는 길이라 서울 지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려던 순간, 본인은 위암 환자이며 사정상 보호자 없이 추적검사를 위해 상경했다고 말했다. 나는 예정된 시험으로 인해 시간이 촉박했지만, 순간 무엇이 더 가치 있는 일인지 고민했다. 어르신을 병원으로 안내드린 후, 아슬아슬하게 도착해 시험을 치렀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그분을 원망했을까? 고민 끝에, 나는 오늘 옳은 일을 했고 보람차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 된다는 걸 발견한 소중한 순간이었다. 저녁 늦게 부산역에 나를 마중 나온 아버지를 보자마자 나는 말했다. “아빠 나 시험 망친 것 같거든? 그런데, 나 내 꿈을 찾은 것 같아!”
SBS의 한 프로그램에서 박진영씨는 꿈이란 ‘I want to be’가 아닌, ‘I want to live for’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루어지면 허무하고, 안 이루어지면 슬픈 것이 명사형의 꿈이다. 내가 발견한 동사형의 꿈은 ‘이웃을 돕는 인생’이다. 그리고 그 꿈은 나를“본립도생 사해개춘(근본이 서면 길이 생기고 온 누리에 봄기운이 열린다). 홍익인간 이화세계(널리 인간에게 유익하도록 진리로 세상을 이룬다)”의 사명을 가진 춘해보건대학교의 간호학과로 인도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토끼는 상대를 보았고, 거북이는 목표를 보았다. 지금 내가 꿈을 향해 첫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된 것은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목표를 끝까지 붙잡은 거북이로 살고자 했기 때문이 아닌가. 고교시절 문과 생이었던 나에게 간호학은 너무나 생소한 공부였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열람실 구석에 앉아, 매일 저녁 9시까지 펜을 잡았다. 그러나 첫 학기, 시험 결과는 평점 평균 3.16으로 실망스러웠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해 비해 그 결과가 너무 처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갔다. 나에게 부족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영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었고, 춘해보건대학교는 내가 성장할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캐나다 센테니엘 대학 어학연수와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대학병원 실습 등 다양한 기회를 거치며 4년 후 나의 토익 성적은 700점대에서 920점대로 상승했다. 나아가 비교적 부진했던 전공교과 성적도 향상되어, 결국 성적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때로는 포기하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그것들은 내 마음에서 뿌리를 내릴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반드시‘이웃을 돕는 인생’을 살겠다는 견고한 목표가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 군 전역 이후 복학과 동시에 나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호주에서 16주의 연수를 경험했고, 이를 통해 나는 내 꿈의 가치를 실현시킬 만성 및 퇴행성 질환 분야를 찾게 되었다. 브리즈번에 위치한 요양기관 Arcare Parkinson에서 약 200시간의 실습을 진행했다. 최대 2인실(부부)에 110병상의 규모, 호주에서 가장 높은 5성 의료등급평가를 받은 기관이었다. 간호(돌봄)와 삶(Life style)이 공존하는 정말 완벽한 만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내 몸으로 경험했다. 그곳은 노령인구의 독립과 참여, 돌봄과 자아실현, 그리고 존엄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2025년 노인인구가 20%로 진입하는 대한민국도 이와 같은 전인적 간호의 체계를 갖춘 요양기관이 많이 생겨나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일을 감당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는 계기가 되었다.
2021년 3월 대한민국 간호사 면허를 취득하고, 5월부터 부산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만성 의료를 나의 전문 분야로 발전시키기 전, 급성 의료환경을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의료기관 인증 1등급과 총 1800병상의 만성 의료 규모를 자랑하는 나라의료재단으로 이직했다. 일을 지속하며 한국형 요양의료기관은 상대적으로 돌봄(Care)과 간호보다 치료(Cure)의 영역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내가 글로벌 노인전문 간호사가 되어서, 선진요양을 한국에 소개해야지! 그 첫걸음으로 나는 미국간호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6개월간 서류절차를 진행하며, 동시에 12개월간 시험을 위한 공부를 진행했다. 매일 퇴근 후 책상에서 독학하며 4시간을 몰두했다. 첫 시험에서 근소한 차이로 불합격했고, 정신이 무너져 내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체력이 버티질 못해 건강의 적신호가 나타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수술대에도 올랐다. 하지만, 아브라함 링컨의 명언처럼 ‘나는 천천히 걸을지언정 절대로 뒷걸음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두 번째 시험에서 최고 성적으로 합격해 미국 간호사 면허를 취득했다.
태평양을 건너온 면허증을 손에 넣고 나는 곧바로 총 7개의 병원과 회사에 내 이력서를 제출했다. 이후 답신이 온 5명의 고용주와 수차례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2개의 고용계약서를 제안받았다. 그리고 나는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Marian Manor 병원과 계약하게 되었다. 1954년에 설립된 재활특성 요양병원으로 344병상 최대 2인실 규모의 대형 만성기관이다. 나는 이제 이곳에서 책임간호사 역할의 시작으로 나의 전문분야를 발전시킬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사랑하는 모국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돌아올 것이며, 초국가적으로는 노인의 독립, 참여, 돌봄, 자아실현, 존엄을 위해 일하는 간호사가 될 것이다.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며 살겠다’ 다짐한 나에게 결국 주어진 선물들은 1억 원이 넘는 연봉과 미국 영주권 그리고 최고의 성적으로 합격한 미국간호사 면허 시험 등이다. 단지 나의 꿈의 정의를 달리 했을 뿐인데, 이 모든 것이 더해지는 기적을 나는 경험했다. 꿈은 돈이 아니다. 꿈은 명예가 아니고, 직업도 아니다. 또한, 꿈은 환상이나 허상이 아니다. 꿈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 또는 삶의 태도이다. 꿈은 현재적이고 실제적인 움직임이다. 꿈은 그런 것이다. 울산에서 보스턴까지의 이야기 속에는, 춘해보건대학교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있었다. 그리고, 꿈을 이루는 활동가 김건희는 더 앞으로 더 멀리 날아갈 것이다. |